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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오이, 모브오이] 초상(肖像)_Epilogue; 그리고... *초상(肖像)의 뒷내용. *약간의 모브->오이 요소 있음. 남작은 의자에 앉은 채로 경비병의 보고를 들었다. 팔걸이에 걸친 손으로 턱을 쓸던 그는 적당히 처리하라고 명령한 뒤 경비병이 방을 나가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제 눈앞에 놓인 그림을 향해 허리를 굽혀 쳐다보았다. 그림은 자신이 의뢰했었던 오이카와의 초상화였다. 그러나 자신의 예상과 전혀 다른 그림에 그는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림 속의 오이카와는 어딘가 시선을 끌었다. 그래, 마치 그가 오이카와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르는 그런 모습이었다. 길거리에서 그를 만난 것은 단순한 우연이었다. 마차를 타고 저택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빵을 훔치다 걸려 죽을 듯이 맞고 있는 소년을 보았다. 그의 더러운 꼴에 남작은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리려 했으나.. 더보기
[우시오이] 유월의 그 날 *이별 소재 주의 그 날은 뭔가 평소와 달랐다. 오이카와를 만나러 가려는데 신발 끈이 자꾸 풀려 끈을 묶느라 걸음이 더뎌졌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도착한 버스 정류장에서는 바로 눈앞에서 약속장소로 향하는 버스를 놓쳤다. 다음 버스는 20분 뒤에야 사람을 가득 태우고 나타났다. 비좁아서 불편했으나 그 버스마저 놓치면 오이카와와의 약속에 늦을 게 분명해 어쩔 수 없이 올라탔다. 어느새 따뜻하다 못해 덥게 느껴지는 공기에 얼굴 옆선을 타고 땀이 주르륵 흐르는 게 느껴졌다. 손으로 땀을 훔치고 싶었지만 사람이 가득한 버스에서 손을 드는 건 불가능했다. 찝찝함을 참으며 가만히 창밖만 바라보았다. 활짝 열린 창으로 미적지근한 바람이 불어왔다. 왠지 자꾸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다 익숙한 풍경이 보여 생각을 접고 내.. 더보기
[이와오이] 초상 (肖像) *월간 이와오이 1월호 원고입니다. *사망소재 주의 이곳의 겨울은 매서웠다. 비교적 남쪽에 위치해 바다를 마주보고 있던 고향에 비하면 대륙의 겨울바람은 칼날과 같아서 살을 베어낼 것만 같았다. 고향을 떠난 지 벌써 몇 해가 지났는지. 어느새 기억이 흐려져서 잘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고향을 등지면서까지 이곳으로 온 이유는 단 하나다. 그림. 오로지 그림을 그리고 싶단 이유만으로 나는 고향과 부모님, 친구들을 모두 등지고 이곳으로 홀로 떠나왔다. 낯선 곳에서 얼마 없는 돈으로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저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며 돈을 모았다. 자리를 잡아야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에 나는 그 하나만 생각하며 그 어떤 힘들고 더러운 일들도 견뎌내었다. 그렇게 나에겐 작고 낡았지만 .. 더보기
[하나오이] 생일날 아침 하나마키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건조한 눈을 몇 번 깜빡이자 제일 먼저 갈색 머리칼이 보였다. 그리고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숨결이 느껴졌다. 오늘따라 눈 부신 아침 햇살도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생각하며 그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새벽까지 시달린 제 애인은 매트리스가 흔들려도 깨지 않았다. 하나마키는 가볍게 오이카와의 머리카락을 흩트리고는 뺨에 입을 맞추었다. 세상모르고 자는 얼굴이 꽤 마음에 들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뒤에야 하나마키는 욕실로 걸어갔다. 오늘은 하나마키의 생일이다. 맛있는 음식 냄새와 요리하는 소리로 눈을 뜨는 게 제 로망 중 하나이지만 오이카와에게는 이미 선물을 받았으니 그건 다음 기회를 노리자고 생각하며 하나마키는 입을 헹궜다. 그리고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를.. 더보기
[시라오이] What a Waste of a Lovely Night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