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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오이

[하나오이] 생일날 아침 하나마키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건조한 눈을 몇 번 깜빡이자 제일 먼저 갈색 머리칼이 보였다. 그리고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숨결이 느껴졌다. 오늘따라 눈 부신 아침 햇살도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생각하며 그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새벽까지 시달린 제 애인은 매트리스가 흔들려도 깨지 않았다. 하나마키는 가볍게 오이카와의 머리카락을 흩트리고는 뺨에 입을 맞추었다. 세상모르고 자는 얼굴이 꽤 마음에 들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뒤에야 하나마키는 욕실로 걸어갔다. 오늘은 하나마키의 생일이다. 맛있는 음식 냄새와 요리하는 소리로 눈을 뜨는 게 제 로망 중 하나이지만 오이카와에게는 이미 선물을 받았으니 그건 다음 기회를 노리자고 생각하며 하나마키는 입을 헹궜다. 그리고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를.. 더보기
[하나오이] 잠자는 옷장 속 오이카와 하나마키는 헐레벌떡 엘리베이터에 탔다. 하필 오늘 같은 날 잔업이라니! 그는 자신의 상사를 욕하며 서둘러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두 번의 실패 끝에 현관문이 열리고 하나마키는 뛰어 들어갔다. 아, 살았다. 아직 오이카와가 안 온 모양이다. 하나마키는 안도감을 느끼며 조용한 집안에 발을 디뎠다. 아침에 봤던 모습과 똑같은 거실을 지나서 안방에 들어섰다. 침대는 엉망진창이었다. 하나마키는 한숨을 푹 쉬고는 침대를 정리했다. 오늘은 둘 다 지각을 해버려서 차마 이불정리를 하지 못했다. 이불정리가 끝나자 그는 겉옷을 벗으며 드레스 룸으로 갔다. 옷걸이에 옷을 걸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던 하나마키는 갑자기 뒤에서 부스럭 걸리는 소리를 듣고 몸을 굳혔다. 세탁소 비닐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 같았다. 잠시 조용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