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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오이]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미래 날조 *'어쩌면' 이후 *for 요한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바로 취직을 했다. 나는 그냥 동네의 작은 카센터에서 일하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사람은 자고로 수도로 가야 한다며, 나를 도쿄로 보내셨다. 그래서 지금은 독립해서 도쿄에 있는 카센터에서 일하는 중이다. 역시 수도라서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다. 게다가 카센터도 제법 크고 인지도도 높은 곳이어서 그런지 하루에 수리해야할 차량 대수도 많아 몇 년 간 정말 정신없이 일만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카센터 앞을 지나가는 고등학생 한 무리를 보았다. 져지를 입은 채로 익숙한 공을 들고 걷는 그들을 보자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코트 위에서만큼 열성적이었던 때가 있었을까. 오로지 위만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갈 때가 .. 더보기
[후타오이] 어쩌면 *후타→오이→이와 그 날, 아오바죠사이 고교 근처에 가게된 건 순전히 심부름 때문이었다. 모임이 있으니 대신 이모에게 반찬 등을 가져다 달라는 엄마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침대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대충 코트를 걸치고 식탁 위의 종이봉투를 들고 집을 나섰다. 이모에게 봉투를 건네고 나오는데 문득 이 근처에 세죠가 있단 게 떠올랐다. 그리고 떠오르는 얼굴 하나. 나도 모르게 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말이라 닫힌 문 때문에 안에 들어가 볼 순 없었지만 교문 너머로 보이는 교정은 깔끔해 보였다. 잠시 이 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다닐 그 사람을 떠올리다가 집에 돌아가기 위해 낯선 골목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놀이터 그네에 앉아있는 그 사람을 보았다. “오이카와?!…씨?” 마주칠 거라곤 생각도 못했기에 나도.. 더보기
[카게오이] 망설이지 마세요 * for 세이님 손목시계를 힐끔 바라보자 약속 시간이 훌쩍 지난 게 보였다. 연말이라 시내로 가는 길이 막히는 바람에 카게야마는 헐레벌떡 약속장소로 달렸다.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시내 중앙에 위치한 광장을 향해 달리자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곧 남들보다 좀 더 큰 키인 덕에 홀로 비죽 튀어 나와 있는 익숙한 뒤통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카게야마는 그대로 오이카와에게 달려가 그의 팔을 붙잡고 거칠어진 숨을 골랐다. “지각이야, 토비오쨩.” 오이카와는 태평하게 손에 들고 있던 커피를 마저 마셨다. 좀 진정이 됐는지 카게야마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죄송해요, 길이 막혀서 버스에 발이 묶였어요.” 오이카와는 뭐라고 더 핀잔을 주려다 추운 날씨인데도 카게야마의 앞머리가 땀 때문에 이마에 덕지덕지 붙은 것.. 더보기
[이와오이] For a Thousand Years *for 미루님 *FHQ AU 눈을 뜨자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구석에 앉아있던 검은 고양이가 검은 머리의 남자로 변하더니 오이카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오랜만이네." 쿠로오는 몸을 일으켜 제자리에 섰다. 그의 입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오이카와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알아. 이제 정말 몇 번 안 남은 거." 오이카와는 뒤로 돌아서 어두컴컴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바람에 망토의 끝자락이 살짝 흔들렸다. 그는 이번이 몇 번째로 되살아난 건지 알 수 없었다. 초반에 백 몇 번까지 세리다가 숫자는 무의미 하단 걸 깨닫고 관뒀기 때문이다. 오이카와는 제 주변에서 느껴지는 마력들을 흡수하고는 손끝으로 힘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자신이 이번 생에 마왕으로.. 더보기
[마츠오이] 읽지 않음 * for 미루님 마츠카와는 교실에 앉아 있다. 해는 어느새 산을 넘어가며 붉은 빛이 길게 교실 안쪽까지 들어오고 있었다. 부활동도 모두 끝난 시간, 마츠카와는 읽지 않은 메시지를 노려보았다. 며칠 전부터 읽음 표시가 사라지지 않는 메시지들을 보며 마츠카와는 한숨을 쉬다 머리를 헝클였다. 오이카와가 자신의 메시지를 무시하고 있었다. 그 뿐인가 학교에서 오이카와는 얼마나 잘 숨어 다니는지 그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졸업반이라 더 이상 부활동도 없는 바람에 마츠카와는 오이카와의 머리카락조차도 볼 수 없었다. 다른 녀석들에게 물어보아도 다들 고개를 젓거나 무시할 뿐, 아무도 그가 어디 있는지 마츠카와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마츠카와는 다시 한 번 한숨을 쉬고는 나흘 전 일을 떠올렸다. 봄고 경기 후, 3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