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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편

[이와오이] 초상(肖像)_Extra; 꿈을 꿨던 소년 이와이즈미는 뒤에서 칭얼거리는 오이카와의 손목을 잡고 길을 찾기 시작했다. 어두운 수풀로 이루어진 미로는 복잡했지만 오른팔을 뻗어서 벽을 따라 걷자 어느새 그들은 미로의 중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구시렁거리던 오이카와는 이젠 이와이즈미의 팔을 흔들기 시작했다. “천천히 가, 이와쨩!” “조용히 해.” “뭐가 그리 급한데? 이대로 나가면 헤어져야 하잖아. 좀만 더 있다 가자니까? 응?”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가 성가신지 인상을 쓰고는 그를 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그러자 오이카와는 재빨리 이와이즈미에게 매달려 입술을 들이밀었다. 고개를 돌린 이와이즈미 때문에 길 잃은 입술은 이와이즈미의 볼과 목덜미 그 사이쯤에 안착했다. “너 정말….” “그럼 여태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이야기해 줘.” “그건 또 왜 궁금한데.. 더보기
[이와오이] 초상(肖像)_Extra; 길에서 태어난 소년 소년은 이가 떨릴 정도로 추운 날씨에 몸을 더욱 웅크렸다. 아직 겨울도 안 됐는데 더럽게 춥다고 생각하며 굴러다니던 신문지를 잽싸게 주워 벽에 붙은 채로 신문지를 덮었다. 일거리가 있었으면 하다못해 따뜻한 우유라도 사마실 수 있었을 텐데…. 날씨가 추우니 아무도 밖에 나오지 않아서 길에는 갈 곳 없는 부랑자들뿐이었다. 오이카와는 절로 나오는 욕을 억지로 씹어 삼키며 마찬가지로 신문지나 박스를 덮고 있는 옆 사람에게 좀 더 밀착했다. 다행히 날씨가 좀 풀리자 사람들이 거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쥐 죽은 듯이 조용했던 거리에 활기가 가득하자 일거리도 생기기 시작했다. 오이카와는 자신에게 손짓하는 남자에게 냉큼 다가갔다. 몇 번 자신에게 일을 줬던 남자였다. 그는 오이카와를 데리고 낡은 방으로 데리고 갔다. 남.. 더보기
[이와오이, 모브오이] 초상(肖像)_Epilogue; 그리고... *초상(肖像)의 뒷내용. *약간의 모브->오이 요소 있음. 남작은 의자에 앉은 채로 경비병의 보고를 들었다. 팔걸이에 걸친 손으로 턱을 쓸던 그는 적당히 처리하라고 명령한 뒤 경비병이 방을 나가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제 눈앞에 놓인 그림을 향해 허리를 굽혀 쳐다보았다. 그림은 자신이 의뢰했었던 오이카와의 초상화였다. 그러나 자신의 예상과 전혀 다른 그림에 그는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림 속의 오이카와는 어딘가 시선을 끌었다. 그래, 마치 그가 오이카와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르는 그런 모습이었다. 길거리에서 그를 만난 것은 단순한 우연이었다. 마차를 타고 저택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빵을 훔치다 걸려 죽을 듯이 맞고 있는 소년을 보았다. 그의 더러운 꼴에 남작은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리려 했으나.. 더보기
[이와오이] 초상 (肖像) *월간 이와오이 1월호 원고입니다. *사망소재 주의 이곳의 겨울은 매서웠다. 비교적 남쪽에 위치해 바다를 마주보고 있던 고향에 비하면 대륙의 겨울바람은 칼날과 같아서 살을 베어낼 것만 같았다. 고향을 떠난 지 벌써 몇 해가 지났는지. 어느새 기억이 흐려져서 잘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고향을 등지면서까지 이곳으로 온 이유는 단 하나다. 그림. 오로지 그림을 그리고 싶단 이유만으로 나는 고향과 부모님, 친구들을 모두 등지고 이곳으로 홀로 떠나왔다. 낯선 곳에서 얼마 없는 돈으로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저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며 돈을 모았다. 자리를 잡아야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에 나는 그 하나만 생각하며 그 어떤 힘들고 더러운 일들도 견뎌내었다. 그렇게 나에겐 작고 낡았지만 .. 더보기
[우시오이] LOVE HOUSE 03 우시지마는 오이카와의 말에 의문스럽다는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오이카와가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았고 이와이즈미는 그의 어깨를 손으로 툭 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 대기시켜 놓고 있을 테니 얼른 나와라.” “알겠어.” 가게를 나가는 이와이즈미에게 손을 흔들어 준 오이카와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이상하게 D건설이랑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자주 허공으로 사라지는 돈들이 생겨. 그래서 말인데, 우시와카쨩이 옆에 있다가 그쪽이 부르는 견적이 제대로 책정된 건지 좀 봐 줘.” “그 정도라면 도와줄 수 있다. 대신 우리 회사에서 견적 내는 방식을 기준으로 해도 되나?” “물론이지. 그냥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걸 이야기해 주면 돼.” “좋다.” “우시와카쨩 덕분에 한시름 덜었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