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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오이

[우시오이] 유월의 그 날 *이별 소재 주의 그 날은 뭔가 평소와 달랐다. 오이카와를 만나러 가려는데 신발 끈이 자꾸 풀려 끈을 묶느라 걸음이 더뎌졌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도착한 버스 정류장에서는 바로 눈앞에서 약속장소로 향하는 버스를 놓쳤다. 다음 버스는 20분 뒤에야 사람을 가득 태우고 나타났다. 비좁아서 불편했으나 그 버스마저 놓치면 오이카와와의 약속에 늦을 게 분명해 어쩔 수 없이 올라탔다. 어느새 따뜻하다 못해 덥게 느껴지는 공기에 얼굴 옆선을 타고 땀이 주르륵 흐르는 게 느껴졌다. 손으로 땀을 훔치고 싶었지만 사람이 가득한 버스에서 손을 드는 건 불가능했다. 찝찝함을 참으며 가만히 창밖만 바라보았다. 활짝 열린 창으로 미적지근한 바람이 불어왔다. 왠지 자꾸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다 익숙한 풍경이 보여 생각을 접고 내.. 더보기
[우시오이] LOVE HOUSE 03 우시지마는 오이카와의 말에 의문스럽다는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오이카와가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았고 이와이즈미는 그의 어깨를 손으로 툭 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 대기시켜 놓고 있을 테니 얼른 나와라.” “알겠어.” 가게를 나가는 이와이즈미에게 손을 흔들어 준 오이카와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이상하게 D건설이랑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자주 허공으로 사라지는 돈들이 생겨. 그래서 말인데, 우시와카쨩이 옆에 있다가 그쪽이 부르는 견적이 제대로 책정된 건지 좀 봐 줘.” “그 정도라면 도와줄 수 있다. 대신 우리 회사에서 견적 내는 방식을 기준으로 해도 되나?” “물론이지. 그냥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걸 이야기해 주면 돼.” “좋다.” “우시와카쨩 덕분에 한시름 덜었어!.. 더보기
[우시오이] LOVE HOUSE 02 그 후로 며칠 뒤, 오이카와는 휴대폰을 들었다. 그리고 짧게 문자를 쳤다. 곧 부르르 휴대폰이 떨리더니 화면에 불이 들어왔다. 지금 가겠다. 라니 빠르기도 하지. 오이카와는 우시지마의 답장을 보며 웃었다. 그리고 보던 서류를 들어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곧 초인종이 울렸다. 오이카와는 종이를 내려놓고 문을 열어주었다. “안녕, 우시와카쨩.” “? 오이카와, 그렇게 부르는 건 삼가주길 바란다.” “왜? 어떻게 부르든 그건 내 마음이지.” 오이카와는 살짝 비켜주며 우시지마가 들어올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 주었다. 우시지마는 잠시 묵묵히 서 있다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실례하겠다.” “당분간 우시와카쨩 집이기도 한데 그런 말은 넣어둬. 따라와, 방 가르쳐 줄게.” 오이카와는 우시지마가 머물 방으로 향했다... 더보기
[우시오이] LOVE HOUSE 01 오이카와 토오루, 현 A 그룹의 3대 독자로 차기 회장으로 추앙받는 이다. 현재 회사는 밀려들어오는 일 때문에 한창 바쁠 시기이지만 오이카와는 제멋대로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그는 어떤 건물 앞에 서있는 중이다. 시라토리자와 건축 사무소. 흰 새의 못이라니. 이름도 참 고상하지. 오이카와는 간판에 적힌 이름을 보고 비웃곤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접어 재킷의 가슴 포켓에 꼽은 뒤 계단을 올라갔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사무실은 그 이름처럼 깔끔했다. 두리번거리며 내부를 훑어 본 오이카와는 속으로 일단 분위기는 합격이라고 멋대로 점수를 매긴 뒤, 제 눈앞의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들어와 마치 제 사무실처럼 둘러보더니 자연스럽게 앉는 오이카와에게 시선을 고정시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