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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게오이] 이 계절이 지나면, 下 *전편 *** 오이카와는 생각보다 맛있는 음식에 앞에 누가 앉아 있었는지도 까먹은 채로 열심히 밥을 먹었다. 내 취향일 거라더니 정말 딱이네. 그는 내색하지 않으려고 깨끗하게 빈 그릇 옆에 숟가락을 내려놓으면서 표정을 관리했다. “뭐, 먹을 만은 하네.” “맛있으면 맛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해요.” “기어오르지 마, 토비오 쨩.” 아차. 오이카와는 저도 모르게 나온 옛 호칭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카게야마의 표정에 홀려 따라온 것을 후회하며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짐을 챙기곤 지갑을 꺼내려고 했다. 그러나 카게야마가 한 발짝 더 빨랐다. “오이카와 씨가 불러주시는 그 호칭, 너무 그리웠어요.” 방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뭔가를 잘못 들었다는 듯이 놀란 표정으로 오이카와가 카게야마를 쳐다보았다. 쟤.. 더보기
[카게오이] 이 계절이 지나면, 中 *전편 *** 잠을 설치는 바람에 눈이 퀭한 채로 카페에 나타난 오이카와를 보고 매니저는 걱정해 주었다. 그는 그녀를 괜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괜찮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전혀 괜찮지 않았다. 매니저의 눈을 피해 깊게 한숨을 내쉰 오이카와는 앞치마를 다시 묶고는 카운터 부근을 정리하다가 딸랑이는 종소리에 고개를 들며 습관적으로 인사를 했다. “어서 오세-.” 젠장. 무심코 욕을 입 밖으로 내뱉을 뻔 했지만 진상 손님들에게 단련된 덕분인지 어느새 가까이 온 후배의 얼굴에다 욕을 내뱉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표정 관리가 안 돼 애매한 표정을 짓던 오이카와는 단번에 카게야마가 입고 있는 코트를 알아보곤 얼굴을 더 굳혔다. 저걸 왜 아직도 가지고 있는지. 옛날이나 지금이나 옷에 관심이 없는 건 매한가지구나 .. 더보기
[카게오이] 이 계절이 지나면, 上 *카게오이 배포전 에서 배포되었던 글입니다. *미래 날조, 이별 후 재회, 부상 소재 *사고로 부상을 당해 배구를 그만 둔 오이카와는 휴학을 하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소개팅을 하러 나온 전 애인인 카게야마와 마주치게 되는데... *** 그저께까지만 해도 덥더니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다. 높은 기온에 적응되었던 몸은 고작 이십몇 도에서도 부르르 떨렸다. 일기예보를 보고 나왔어야 했는데. 겉옷을 안 챙겨 나온 자신을 탓하며 오이카와는 버스가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내밀었다. 신호를 받아 멈춰 있는 차선 끝에 버스가 한 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버스 번호를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얼마 전 LED 전광판으로 번호판을 바꾼 바람에 숫자를 분간하기 어려웠다. 오이카와는.. 더보기
[카게오이] 선물 中 퀭한 얼굴을 한 이와이즈미와 마츠카와, 하나마키를 배웅한 오이카와는 하품을 하다가 소파에 앉아 밤새 던져 놓았던 휴대폰을 확인해 보았다. 어젯밤에 진동이 몇 번 울리는 것 같더니 아니나 다를까 휴대폰에 푸른 불빛이 깜빡였다. 부재중 전화 3통. 메시지 9개. 모두 카게야마로부터 온 것이었다. 잘 도착했어요. 뭐해요? 저녁은 먹었어요? 오이카와 씨. 여기 해지는 거 예뻐요. 나중에 같이 오면 좋겠어요. 오이카와 씨? 자요? 잘 자요... 오이카와는 메시지를 보다 왠지 마음이 불편해져 그대로 휴대폰 화면을 껐다. 얼마 전에 부모님을 찾아 뵀을 때, 슬슬 눈동자에 있는 이름의 주인을 데리고 오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신 것 때문일까. 그때, 몇 달 만에 집에 온 오이카와의 눈에 누군가의 이름이 떴다는 것을 안 .. 더보기
[카게오이] 선물 上 *눈동자 속의 그리움 외전. 전편에서 몇 년이 지난 시점. 알람 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다 손을 뻗어 알람을 껐다. 겨울이라 그런지 여전히 밖은 어두웠다. 오이카와는 머리를 긁적이다 서늘한 공기에 바닥에 떨어져 있는 티셔츠를 주워 입었다. 부스스한 머리를 넘기다 고개를 돌리자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등이 보였다. 오이카와는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등을 보며 작게 웃다가 그 등의 주인이 오늘 일찍 떠나야한단 사실이 떠올라 그를 흔들어 깨웠다. “토비오. 오늘 전지훈련 가는 날이라고 안 그랬어? 빨리 일어나.” 카게야마는 눈을 뜨지도 못한 채로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며 웅얼거렸다. 훈련 가면 며칠 동안 못 본다며 어제 무리하더니. 오이카와는 혀를 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불을 벗어나니 찬 공기가 더 직접적으로 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