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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마츠오이] 비밀연애

 오이카와는 마츠카와와 비밀연애 중이다. 자신의 소꿉친구에게까지 비밀로 하는 것이 마츠카와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오이카와가 절대 비밀로 해야 한다고 우기니 그러려니 했다. 그 덕분에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 예로, 사귄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마츠카와는 비품창고로 오이카와를 몰래 끌고 가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좁은 곳에서 몸을 맞대고 입을 맞대자 장정한 두 남고생은 자연스럽게 불이 붙었고, 스킨쉽의 강도는 강해졌다. 하지만.

 "오이카와! 빈둥거리지 말고 얼른 나와!"

 벌컥 열린 문에 얼른 떨어진 오이카와와 마츠카와는 부푼 입술을 최대한 숨기기 위해 애써야 했다. 오이카와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이와이즈미를 데리고 나갔고, 공을 정리하는 척 했던 마츠카와는 두 사람이 나가자 한숨을 쉬며 눈 앞의 공을 저 멀리 굴려 보냈다. 이거야 원, 장모님 눈이 무서워서 살겠나. 마츠카와는 진지하게 이와이즈미에게 사실대로 고하고 뇌물이라도 바쳐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했다.

 그리고 오늘, 오이카와는 마츠카와를 집으로 초대했다. 마츠카와는 내심 부푼 기대를 안고 오이카와가 집에 들어와도 된다는 문자를 보낼 때까지 길거리를 배회하며 시간을 떼웠다. 곧 오이카와가 사인을 보냈고 마츠카와는 이와이즈미의 집 앞을 피해서 오이카와의 집에 들어갔다. 오이카와의 집은 평범했다. 그리고 깔끔한 방도 또래의 방과 다를 바가 없어서 구경할 것도 딱히 없었다. 다만 초저녁임에도 벌써부터 이불이 깔려 있었다. 마츠카와는 그 이불을 보며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자, 맛층. 집에 딱히 먹을 게 없어서 이것밖에 못 들고 왔어."

 오이카와가 쟁반에 주스와 간단한 과자를 그릇에 담아서 방에 들어왔다. 마츠카와는 그런 것 따윈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제 옆에 앉는 오이카와의 목덜미를 끌어당겨 그대로 키스했다. 숨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무렵, 마츠카와는 자연스럽게 오이카와를 이불에 눕혔고 오이카와도 그런 마츠카와의 목을 끌어 안은 채 키스에 집중했다. 마츠카와는 오이카와의 셔츠아래로 손을 넣다가 조끼가 걸기적 거리자 입을 뗐다.

 "오이카와, 조끼 벗어."

 마츠카와가 자켓과 조끼를 벗자 오이카와는 부끄러운지 잠시 얼굴을 가리다가 볼멘소리로 중얼거렸다.

 "샤워하고 올게."

 "아까 연습 끝나고 했잖아. 그냥 하자. 응? 나 못 참겠어."

 마츠카와가 오이카와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칭얼거리자 오이카와는 그의 얼굴을 들고 가볍게 입을 맞춘 뒤 조끼를 벗었다. 마츠카와는 오이카와가 조끼를 벗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셔츠 단추를 풀며 목덜미를 가볍게 깨물며 애무했다.

 "으응. 맛층, 자국 남기면 안 돼."

 "알겠어."

 마츠카와가 오이카와의 가슴으로 입을 옮기려는 순간, 현관문이 거칠게 열리는 소리가 났다. 놀란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다급하게 속삭였다.

 "야, 아무도 안 온다며?"

 "분명히 다들 늦는댔어! 일단 비켜봐, 맛층!"

 혼비백산해진 그들은 일단 벗어둔 교복을 대충 정리하고 컴퓨터 전원을 켰으며,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확인했다. 곧 컴퓨터의 바탕화면이 뜨자 오이카와의 방문이 벌컥 열렸다.

 "오이카와!"

 "이, 이와쨩?!"

 예상 외의 존재에 당황한 두 사람은 허망하게 이와이즈미를 올려다 보았다.

 "마츠카와? 네가 여긴 왜 있냐?"

 "아. 갑자기 시간이 생겨서 놀러왔지."

 "아, 그래? 그럼 나도 부르지. 뭐야, 오이카와! 왜 벌써 이불을 꺼내놨어! 아침에 정리 안 했냐? 그리고 교복은 또 왜 저 꼬라지야? 빨리 갈아 입고 제대로 옷걸이에 걸어 놔!"

 "으으, 이와쨩. 맛층도 있는데 좀만 봐주라."

 "됐고, 빨리 정리나 해!"

 "네네, 엄마."

 "누가 네 엄마야?!"

 이와이즈미의 성화에 오이카와는 다시 이불을 개서 장롱에 넣고 다른 방에 가서 옷을 갈아 입은 뒤, 교복을 옷걸이에 걸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마츠카와는 머리를 싸맸다. 다음은 우리 집으로 오이카와를 불러야 겠다. 마츠카와는 오이카와의 엉덩이를 발로 차는 이와이즈미를 보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오이카와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이와이즈미에게 연인사이란 걸 들킨다면 왠지 오이카와와 붙어있을 수 있는 시간이 아얘 사라질 것 같았다. 이와이즈미가 잠시 방을 나가자 한숨을 쉬는 마츠카와의 옆에 오이카와가 슬금슬금 다가와서 속삭였다.

 "미안해, 맛층. 오늘 이와쨩이 올 줄 몰랐어."

 "괜찮아. 한, 두 번도 아니고. 오히려 하는 도중에 안 걸린 게 다행이지."

 "와, 방금 상상했는데 소름 돋았어. 아마 맛층이랑 자다가 걸렸으면 등짝 맞으며 끌려 갔을 거야."

 두 사람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바탕화면에 깔린 게임을 켰다. 다음을 기약해야지.

 "마츠카와, 콘돔 챙기고 적당히 해라."

 이와이즈미는 방문을 열더니 그 말만 남기고 제 집으로 훌쩍 떠나버렸다. 머릿속이 새하얘진 마츠카와와 오이카와는 기계처럼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서로 마주 보았다. 모니터에는 게임 대기화면이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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